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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사는 거 별거 없다"는 두가지 경우

글쓴이 : 유로제다 날짜 : 2008-08-07 (목) 10:26 조회 : 6046
한 여름 피서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신다.
 
다양한 계층과 성향의 분들을 만나니
산 속에 앉아 세상구경하는 셈이다.
어떤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 사람이 일구어 나가고 있는 삶의 여정을 들여다 보는 것과도 같다.
그러면서 자연히 내가 살아가도 있는 삶의 여정도
전체적인 관점에거 다시 보게 된다.
 
몇 일 전에는 광양에 사시는 분이 오시게 되었다.
서울 살다 10년전 고향으로 내려와 고기잡이를 하시는 분인데
서울서 알고 지내시던 분이 우리집네 머문다기에
전어를 한 가득 가지고 온 것이다.
집나간 며느리도 그 맛이 생각나 돌아온다는
전어를  회로 먹고 구워먹고   매실주를 곁들이니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달아오은 술기운을 즐기는 맛이 여간 좋은게 아니다.
 
"다들 오늘 광양으로 가자." 탄탄하고 검게 거을린 54살의 건장한 아저씨가
허연 이빨로 기분좋게 웃으며 채근한다.
"배 한번 타고 회먹고 노래방가서 놀아보자고!"
내가 저녁에 약속이 있어 못간다고 하자
바위틈 고인 물에 머리만 남긴 채 몸을 다시 담그고 파란 하늘을 보며
노래 하듯 내뱉 듯 말한다.
 
"사는 거 별 거 없어"
 
사는 거 별 거 없어...
사는 거 별 거 없어.......
 
언제부터인가 내귀에 들어와 차곡 차고 쌓이는  말.
 
여기 저기서 몇 번은  들은 말.
특히 중년을 넘긴 남자의 입에서 낮고 묵직하게 흘러나오는 말.
 
 
사는 게 특별하다고 믿었지만 살다보니 그게 아니었음을 깨닫고 하는 말.
살다보면 미래의 어느날 특별한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님을  깨달았을 때 하는 말.
뭔가 특별한 것을 이루려고 무던한 애를 썼지만
이루고 보니  그 역시 별 거 아님을 깨달았을 때 내밷는 말.
혹은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자조하며 스스로에게 위로하는말.
아웅다웅 애써며 각박하게 사는 사람에게 쉬엄 쉬엄 살라고 하는 말.
 
 
"사는 거 별거 없어"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어감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지만
혼자 속으로 곰곰 정말 그럴까 생각 해보게 된다.
 
아버지의 몸에서 정자로의 내몸을 가지고
수억의 경쟁을 뚫고 어머니의 난자를 차지하고 드디어 세상에 나온 인간 개개인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엄청난 자존감을 소유하고 태어난다.
거울 속의 자신이 멋져 보니거나
자기 자식이 제일 잘 나 보이거나
내가 그린 그림이 내 노래가 제일 아름답게 느껴지거나
내가 만든 작품이 제일 나아 보이거나
...........
 
하지만 살다보면 그 잘난 자존감은 하나 하나 깨어지고
작고 초라한 자신을 발견할 때
삶이 별 거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닐까..
 
"사는 거 별 거 없다."
 
하지만 그런 자조적인 의미로 하는 말만은 아닐 것이다.
 
사는 게 별거 없다는 말엔
별다르고 특별란 뭔가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루려 말고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통해 삶을 만들어 가라는 의미도  분명 있을 것이다.
 
사는게 별거 없다는 말은 곧
사는 모든 게  특별하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세상에 태어났다는 정말 특별한 삶의 획득한 인간이
그 이후의 삶에 큰 좌절을 느낄 때 혹은
일상의 모든 것이 특별한 축복임을 깨달을 때 
하는 말이
 
"사는 거 별거 없어"
 
어떤 경우거나 마음이 비워지는 건 마찬가지다.

은빛사랑 2008-08-31 (일) 15:22
지금 여기.. 이 순간의 삶이 특별한 것임을 깨달아.. 매순간마다 감사하는 마음..(?)
아니면.. 우리네 인생, 특별한 것 없으니.. 모든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고.. 한 줌 바람처럼 살다가렴..(?)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 생활에서 그 어느 것도 실행치 못하니..
알아도 아는 것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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