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은 초상집 저녁 술자리에서
마음 공부한다는 형님이 술냄새를 풀풀 풍기며
눈빛만은 반짝이며 내팔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철호야, 사는거, 이거 아무것도 아니야.
모두 자기착각속에 살다 가는 거야.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
전부 다 자기착각속에 살다 가는거야
허허허...."
그러고는 다시 노래를 부르고 놀았다.
천수를 다한 호상이었기에 상주도, 문상객도 같이 웃고 떠들며
내일 아침 있을 출상을 준비했다.
벌써 한 5년전 초상집에서의 일이지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가을이어서 일까.
인생은 저마다의 자기착각이라는 말이 더욱 선명해지는 건...
어떤 확신이 드는 순간이 자기 착각에 빠져드는 순간일 수 있음을
명심하며 살아야 겠다.
서로 주고 받는 말에서부터
상대방의 표정에서
자기 직위나 경제적 능력에서
명예나 인기에서
신문기사로부터
텔레비젼 드라마나 상품광고로부터......
스스로 자기착각에 빠지고
혹은 외부로부터 보이지 않게 강요된 착각에 사로잡힌다.
누구는 자기를 과대하게 착각하고
누구는 자기를 과소하게 착각하며 살아간다.
한편으로 피할 수 없는게 자기 착각이라면
이왕이면 하늘같이 쾌청하고 바다 같이 넉넉한
근사한 자기착각에 푹 빠져 사는것도 괜챦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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