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 다녀와서 몸살을 앓고 있다.
온 뻐마디가 쑤신다.
내 몸 상태와 똑같이
어제밤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밤새 쏟아졌다
몸살에 대해 누가 말한 걸 기억하고 있다.
몸을 살리기 때문에 몸살이라고 한다.
동시에 몸살의 살은 살(殺)의 의미도 된다
묵은 몸을 죽이고 새 몸을 살린다
묵은 몸을 죽여야 새 몸이 산다.
그래서 몸살을 앓을 때면
더 나아진 새 몸을 기대하며
몸살을 달게 앓는다.
이번엔 얼마나 좋아 질까 하고...
막내 우성이가 생후 100일 즈음에 일이다.
그 당시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호주 독감이 유행이었다.
나와 집사람이 먼저 홍역을 치루고
급기야 우성이가 독감에 걸렸다.
100일도 안된 아이가 견디기엔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고열도 고열이지만 밤이 되면 기침으로 호흡이 곤란했다.
밤을 거의 뜬눈으로 세우다 싶이 했다.
이틀을 고생을 하고 사흘 째 되던 날 오늘만 견뎌보고
내일은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열이 펄펄 나는 놈을 혹시나 싶어 이불을 감싸 주었더니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의외로 잘잤다.
다음날 감기는 뚝 떨어졌다.
그런데 엄마 아빠를 몰라보고 목도 잘 가누지 못하는것 같아
아이가 잘못 된 줄 알고 너무 놀랐다.
기진맥진한 상태라 그런 모양이었다.
다행히 그 뒤로는 병치레 없이 제일 튼튼하게 잘자라고 있다.
돌이켜 보면 당시 상황은 조금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그 때 크게 앓고 난 덕에 더욱 더 튼튼해 진 것 같다.
세상
몸살을 앓고 있는
모든 것들이
더욱 튼튼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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