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가끔 숨이 가쁘고 기운이 없어 며칠전 병원을 찾았다.
몇가지 검사를 했다.
20분 쯤 뒤에 피검사 결과가 나왔다.
젊은 의사가 말했다.
\"내일 당장 입원 하셔야 합니다.\"
무슨 혈액 수치가 7.5로 나왔는데 정상인이 12인데
장이나 폐에 출혈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수치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집사람말로는 처녀때도 수치가 8이었다고 했다.)
\"당장 입원 하셔서 수혈받으셔야 합니다.\"
졸지에 집사람은 처녀때부터 몸속 어디에 피가 새고 있는 응급환자가 되어버렸다.
그 의사는 집사람 바로 앞에 진료한 할아버지 보고도
\"중풍끼가 있으니 내일 당장 입원하셔야합니다.\"고 했다고 한다.
옆에서 의사의 이야기를 듣자니 몇년 전 아버지 술배가 생각났다.
몇년전 아버지는 술에 취해 오토바이를 몰다가 사고를 당했다.
병원 응급실에 갔다.
응급실에 의사가 아버지의 배가 부른것을 보더니
장파열이라며 어머니에게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하라고 했다.
아버지가
\"제가 술을 많이 먹어서 원래 술배가 나왔습니다.\"라고 하자
좀더 두고 보자고 했다. 장파열이 아니라 그냥 술배였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멀쩡한 배를 가를뻔했으니....
작년에 내가 아파 누워 있을때 중국 조선족 기공사를 누가 데리고 왔었다.
옥으로 된 비녀같이 생긴 침으로 여기저기 진단을 하더니
악성 폐결핵이라고 했다.
다음날 하동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검사를 했다.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의사는 두종류가 있다.
같은 병의 환자를 두고도
환자를 겁주는 의사와 안심시키는 의사가 있다.
환자를 겁주는 의사는 돈은 잘 벌 것이다.
그러나 명의는 우선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다스린다고 했다.
최악의 결과을 들먹이며 공포심부터 조장하며
멀쩡한 사람을 중환자로 만들어가니 원....
병원 다녀온 후로 집사람은
아주 조심 조심 몸사리고 살고 있다.
피가 모자란건 사실인데 가을에 적합한 처방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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