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화개에서 40분거리에 있는 적량면 일을 다니고 있다.
헌집에 입식부억과 욕실을 넣고 마루를 넓혀 거실로
만드는 일이다.
이렇게 집을 새로 짓는 일이 아닌 헌집고치는 일은
건축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들 꺼려한다.
공식도 없고
일을 해도 크게 표시도 안나고
일도 힘들고
온갖 머리를 짜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집을 고치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헌집 치는데 큰돈을 들이기보다는 싸게 고쳐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일류목수는 집 고치는 일은 아예 하지를 않는다.
헌집고치기는 일종의 건축업계의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다.
전문목수가 아니면서 동네의 소소한 집수리를 도맡아 하는 사람을
똑딱목수라 한다.
우리 동네의 똑딱목수는 갑득이 형님이다.
50이 다되어가는 나이에 아이가 넷이고 손주까지 보았다
갑득형님이 없으면 동네가 돌아가지 않지 싶을 정도로 만물박사다.
처음 갑득형님에 대해 들은 이야기는
"못하는 것도 없도 잘하는 것도 없다 "는 것이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한참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갑득형님은
어떠한 일도
어떠한 조건에서도
쉽게 처리해낸다
그리고
반드시 약간의 하자가 뒤따른다
그래서 못하는 것도없는데
잘하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 말했다.
"갑득이 저 양반 조금만 더 야무지게 일했으면
일류 목수가 되고도 남았을 텐데..."
하지만 나는 그의 쉽게, 덜꼼꼼하게 하는 일처리가
그의 낙천적인 성격때문임을 잘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낙천적인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한치의 빈 틈도 용납않는 일류 목수보다는
그 낙천적인 성격의 똑딱목수가
나는 더 좋다
큰 돈 안들이고 조금씩 고쳐서 사는
이웃곁엔 항상
갑득형님이 있었고
지금까지 그랬듯이
이웃들도 계속 갑득이 형님을 찾을 것이다.
한 사흘은 더해야 일이 끝날 참이다
난 낙천적이지도 못하고
철저하지도 못한데...
어떤 집이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하자는 없어야 하는데....
난 아트목수 내지는 창조목수가 되고 싶단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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