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출발해서 국사암을 거쳐 쌍계사를 지나쳐 한바퀴 돌아오는 50분 정도 걸리는 길을 매일 다닌다.
산책을 하다보면 쌍계사 스님들을 자주 만난다.
쌍계사를 출발해 우리동네, 국사암을 돌아 쌍계사로 돌아가는 코스가 그들의 산책 코스다.
지금은 스님들의 여름 수행기간인 하안거 기간이다.
1년에 여름 석달(하안거)겨울 석달(동안거)을 한 절에 머물며 수행에 전념한다.
회색가사의 그들을 지나치며 주제 넘지만 그들의 눈빛을 살피고 지나치는 기운을 가늠한다.
군입대직전에 불교에 몰입한 적이 있었다.
출가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군복무시절 몸이 아파 군병원에 있을 때도 육고기는 물론 멸치도 안먹을 정도로 신심이 깊었고 그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내가 제대후 중이 될것이라 믿었다.
세월이 지난 지금 같은 산책길을 다른 행색으로 돌면서 그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구도의 열정 못지 않는 뜨거움이 내가슴에도 존재함을 느낀다.
다만 그들의 매일의 일상과 환경은 수행하는 습관과 환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의 일상과 환경은 받아들이고 감내하고 고민해야하는 일들이 훨씬 많고 지고 나갈 짐들이 더 많다는 차이점이 존재할 뿐이다.
요즘에사 매일의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습관이 모여 내 인생을 결정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수행자는 매일 반성하고 마음을 모으고 자신을 이기는 습관 속에서 자신의 능력과 자유와 평화를 키워 나간다.
장시간 이어져온 그들이 수행틀이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깍지 않더라도 장삼가사를 걸치지 않더라도 그렇게 하면 나도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척 힘들다.
내 삶의 기본틀을 그렇게 갖추어 나아가야 한다.
삶의 기본 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