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성이 없는 편이다.
작은 일에 목숨 걸듯이 분개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시시비비를 끝내 가리려 하고
기다리는 것은 질색이고
싫은 것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등등
모두가 참을성이 없는데서 비롯한 나 자신의 얕음이다.
화를 참지 못하고 성을 내는 것을
스스로의 불종자(佛種子)를 말리는 짓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자신을 태움은 물론이고 화를 내는 상대를 다치게 하며
서로간에 오고갈 믿음과 사랑의 물꼬를 막는 것이니
참으로 맞는 말씀인 것 같다.
근래 화가 나는 것을 한 두 어 번 용을 써서 참아 보았다.
가슴이 지끈거리고 머리가 터질것 같고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다.
그야말로 억지로 참은 것이다.
참는 것에도
참을수 밖에 없어서 어쩔수 없이 참는 것이 있고
억지로 참는 것이 있고
능히 예사롭게 참는 것이 있으니
어쨌거나 중간 정도는 한 셈이다.
어쩔 수 없이 참는다면 얼마나 비참한가?
어쨌거나 두 어 번 참았더니 참으로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화를 내는 순간 생각의 깊이는 거기에서 깨지고 말지만
일단 참고 나면 그 일에 대한 생각은 더욱 깊어진다.
다음엔 참기가 더 쉬워지며 더욱 진중해진다.
생각이 깊어질 수록 받아들이는 사람과 일도 많아지고
가슴속에 받아들이는 사람고 일이 많을 수록
살아가는데 살이 되고 뼈가 된다.
능히 참는 사람들의 속은 얼마나 깊단 말인가!
참는데도 여러 방법과 기교가 있다.
씩씩대면서 버티든지
다른 일로 관심을 돌리든지,
기분좋은 사람을 만나든지 등의 방법도 있을 것이다.
가장 빠른 방법중의 하나는
머리를 뒤로 꺽어 시야 가득히 하늘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눈에 가득 하늘과 구름이 채워지는 순간 화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가장 쉽게 머리를 꺽어 하늘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짐승이 사람일 것이다.
허리를 하늘로 펴고 사는 인간이기에
더욱 하늘을 염두에 두고 사는 것이며
육신의 눈으로 늘 하늘을 시야에 넣고 살때 더욱 더 그럴 것이다.
막내 우성이가 "아빠, 하늘에 별좀 보세요" 라고 하는 말을 듣는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말이다.
참는다는 행위가 가지는 의미는 말그대로
참됨이 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참다 보면 참이 더욱 드러날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仁者無敵 이지만
忍者無敵 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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