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을회관이 완공되었습니다.
오늘은 동네부녀자들이 모여
치워 두었던 그릇, 밥솥같은 부엌살림살이를 씻어서
깨끗하게 마련된 새 입식 부엌 씽크대에 챙겨 넣었습니다.
부억살림정리가 끝나자 모두 모여 음식과 술을 나무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 있으면 화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귀에 들어옵니다.
누구가 텔레비젼에 나왔다는 얘기에서부터
누구 내외가 요즘 사이가 안좋아 갈라질려고 한다는 이야기,
누구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
현 국회의원 박희태가 누구집 문상을 온 걸 보면
내년 총선에 출마해서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과 맞붙을 것 같다는 얘기까지
여러가지 속식들을 접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 것이 산돼지 이야기였습니다.
요즘 산돼지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아무개가 잡은 멧돼지를 아무개에게 100만원 받기로 하고 팔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돈을 주지 않아 연락을 했더니
\"자네가 준 돼지에 쓸게가 없어 돈을 줄 수가 없네\"라며 오리발을 내밀어 싸움이 붙었다는
얘기로 멧돼지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멧돼지란 놈이 누구네 집 바로 앞에 있는 밭까지 내려와 토란을 캐먹다가
집에서 기르는 진돗개와 맞장을 뜨게 되었는데 진돗개가 결국 도망갔다고 하자
\"그 놈이 진돗개가 아니것제?\"
\"그 놈(개) 당장 잡어 먹어버려아겠구만\"
개를 책망하는 소리가 나오자,
\"아무리 진돗개라도 사냥을 안해 본 놈은 못이기는 법이야.\"라며.
누군가 한 마디 거듭니다.
누구는 산에 갔다가 멧돼지 새끼를 한마리 잡았는데 어미가 달려들어
잡은 새끼를 내팽겨 치고 도망왔다고 하고
누구는 17마리를 달고 다니는 멧돼지와 마주쳤는데 이놈이 도망도 안가고 계속 쳐다보고 있어서
그냥 도망쳐 내려 왔다고 합니다.
새끼를 거느리고 있는 멧돼지는 모성본능때문에 무척 사나워 사람에게 덤비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합니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사실은
우리집 앞에 서 있는 호두나무아래까지 멧돼지가 내려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호두를 주워먹으러 내려오는 모양입니다.
밤,도토리에서 부터 토란 고구마까지 멧돼지들이 휘젖고 다닌다니
가히 멧돼지 전성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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