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학부모 모임 후기.
詩 한 편 읽고 시작할까요 !
<그 강에 가고 싶다>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을 볼 일이다
무엇이 바쁜가
이만큼 살아서 마주할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도 저 혼자 돌아간다
그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
이제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다고, 호들갑 합니다. 적어도 내나이 사십에는 호주머니 까고 적나라하게 먼지털고 싶었으나.... 여전히 현실적 물욕에 젖어 살지요.
젊은 날... 스무살 꽃같이 불타던 청춘의 절정. 그때...
군대 연병장에서 느꼈던 갈증을 제대한지 이십년이 지나도 가슴에 묻고 삽니다.
유격훈련장 도토리나무 잎파리에 걸렸던 빗방울로 달래었던 그 갈증의 기억이 새롭지요....
무슨 원효의 득도수 인냥... 그 물방울들 내 몸 소금기를 삼투하던 순간...
삶은 갈증 그 자체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떻냐고요?
밤새 뒤척이지도 못하고 말라가는 섬진강 물줄기 같지요.
메마른 대기와 먼지 폴풀거리는 산과 들 일지라도 나무들은 저 섭생의 몸짓 잊지않고 울긋하게 불긋하게 불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하늘을 품은 산.. 그 초록이 지쳐 하릴없이 단풍든 산...
그 산이 가득한 窓에 들어 유로 한잔 (간 밤 매실주 절은 몸에..사실은 여러 잔) 삼투시켰지요.
사십년을 찾아헤매다 찾은 엄니의 품 같은 포근함을 느꼈습니다.
그저 그 찻잔 속에 내린 산을 바라보고만 있었지요...
인제는 진정 동안거, 하안거할 명당을 찾은 기쁨에 1박2일의 학부모모임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유로제다!!! 감히..... 사랑하는 지인들에게만 나눌 보물1호에 등재합니다.
모두... 겨울채비 자알 하시구요... 간격을 좁혀가는 나이테의 청청(靑淸)한 겨울을 기원합니다.
용택이 행님 詩 한 번 더 읽으시구요 ^ ^ 꾸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