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지 한 달이 다 되어서야 집들이를 했다.
집들이 하는 날 전국적을 내린 폭설로 동네마다 사람들이 모두 나와 눈 치우느라 여념이 없었고 집사람은 음식준비로 하로 종일 바빴다.
전 날 저녁에 밤 2시 까지 음식 장만을 하고서도 혼자 손이라서 그런지 하루 종일 분주하다.
흔히 하는 음식인 잡채, 찌짐은 뺐다.
돼지 갈비,해파리 냉채,나물 세가지, 콩을 갈아 만든 비지, 양갱,생선,김치, 된장국,고들빼기,무우말랭이 무친것\'단술 그리고 팥떡을 했다.
특히 떡은 하동떡집에서 아침에 버스로 배달을 했는데 눈 때문에 차가 움직일 수 없어 큰길까지 걸어나가서 들고 오느라 힘들었다.
나는 나대로 하루종일 눈 치우느라 동네사람이 오기로 한 저녁시간이 되자 두사람다 지쳐 있었다.
집들이를 해야 모든 이사가 마무리 되는 셈이라 집들이 끝나면 여유가 생길 것이다.
어두워지자 동네사람들이 한둘 모여들었다.
12가구의 작은 마을이라 20여명의 사람들이 전부다.
동네 사람들에게 정식적인 인사를 하는 자리라 할 수 있는 정성을 다해 음식을 장만했다.
집이 좁아 차실에 상을 차렸는데 깔끔한 차실 분위기가 안익어서인지 노인네들이 조금 어색해들 하셨다.
음식을 다먹고 동네 대소사을 의논한 후 모두들 자기집으로 갔다.
집사람은 이제사 긴장을 놓고 새로운 환경을 누리게 됐다.
상황에 따라 항상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동네사람들에게서 마을 이름같이 道心을 배워 나가길 다짐하며 두 사람 다 곤하고 긴 잠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