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는 스님이 예쁜 찻상을 주셔서 방 한구석에 마련한 차마시는 지대방 입니다.
회사에 한국 사람들이 몇 있어 같이 점심을 먹곤 합니다.
오늘 한분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지금 저희 회사에 다니시는 분중 버몬트주에 직장을 구해 그곳으로 이주해 가시는 분이 계십니다.
전 괜히 버몬트가 친근합니다. 헬렌과 스캇 니어링이 도시를 떠나 처음 정착해 20년을 살던 곳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버몬트를 떠나야 했던 얘기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조용한 버몬트가 리조트등이 생기며 소휘 \"개발\"이라는 것이 되어 그들은 떠나게 되었다고요.
그분이 이렇게 반문 합니다. \"돈 많이 벌었겠네\"
개발과 함께 온 파괴와 번잡함이 싫어 떠난 그들이었지만, 현재 미국을 살고 있는 사람의 반응은 \"돈\"입니다.
진짜 이곳의 우상은 예수님도 아니고 부처님도 아닌 \"돈\" 이란걸 쉽게 봅니다.
이곳이 선진 자본주의의 본고장이어서 그런지 주변은 온통 돈 얘기 입니다.
얼마전 다른 회사를 업무상 방문 할 일이 있었는데, 그 회사에 한국분이 있었습니다. 차까지 가져갈 물건들이 있어 그분이 도와 주셨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회사가 바쁜것 같네요\"
\"예 상장 하려고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래도 너무 무리 하지 마세요\"
\"미국까지 왔는데 성공 해야죠\"
\"성공이 뭐지요?\"
\"글쌔요...... 돈 많이 버는 거 아닌가요\"
이곳은 회사가 나스닥에 상장 하면 직원들도 떼돈 버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돈 많이 버는게 성공 하는 건가요?\"
\"글쌔 다들 그렇게들 생각 하지 않나요?\"
이쯤에서 대화는 끝났던 것 같은데,
저도 궁금 합니다.
성공이 뭔가요?
신해철의 노래가 생각 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고
삶의 끝순간까지
숨가쁘게 사는 그런 삶은 싫어\"
이제 인생의 반은 산 것 같은데,
나머지 반을 돈과 성공을 위해 산다고 생각하면 답답 합니다.
이제 정점에서 내리막으로 접어 드는 순간,
정신없이 사는 인생 보다 저 아래 무엇이 있을까 준비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길 위에서 - 신해철
차가와지는 겨울바람 사이로 난 거리에서 서 있었네
크고작은 길들이 만나는 곳 나의 길도 있으리라 여겼지
생각에 잠겨 한참을 걸어가다 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았었지
무엇을 해야하나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알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나의 첫 깨어남이었지 끝없이 뻗은 길의 저편을 보면
나를 감싸는 건 두려움 혼자 걷기에는 너무나 멀어
언제나 누군가를 찾고 있지 세상의 모든 것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고
삶의 끝순간까지 숨가쁘게 사는 그런 삶은 싫어
넌 후회하지 않아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주 먼 훗날까지도
난 변하지 않아 나의 길을 가려하던 처음 그 순간처럼
자랑할 것은 없지만 부끄럽고 싶진 않은 나의 길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그대여 날 지켜봐 주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