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맑은 가을 하늘아래
쌍계초등학교 가을 운동회가 있었습니다.
단상앞에 크게 쓰여진 글처럼 \"힘차게 즐겁게\" 어울린 한마당이었습니다.
*****전교생 74명의 단란한 학교*****
유치원 포함해서 74명...
눈으로 얼핏 보아도 학생수보다 어른들 수가 더 많았습니다.
학부모나 학생들 모두 엉덩이 붙이고 있을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학생수가 적어 모두 각각의 경기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학생이나 학부모 그냥 구경만 하는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이경기 끝나면 저경기 준비해야하고 저경기 끝나면 또다른 경기가 있습니다.
아이가 둘이나 되면 다른 사람이 대신 학부모 노릇을 해주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거의 다 참석하지만 그렇지 못한 집이 있으면
아빠대신 이웃에 사는 아저씨가 대신 손을 잡고 달려주기도 하지요...
모두가 엄마 아빠고 모두가 내 아이들 같습니다.
***** 학교운동회는 동네잔치입니다******
운동회에 가면 오랫동안 못보던 반가운 얼굴들을 볼수 있고
서로 손잡고 술한잔 권하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어울려집니다.
학부형이 아니라도 찾아와 같이 즐기는 자리입니다.
동네어른들도 오셔서 집집마다 준비해온 음식들을 맛있게 드시고
준비된 시합도 하시고 상품도 타가십니다.
3,4,5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서서
파트너를 바꿔가며 \"화개장터\" \"십오야\"노래에 맞춰 포크댄스를 출때는
모두 너무 흥겨웠습니다.
초등학교풍물패가 깃대를 추켜세우고 운동장을 돌면
사람들은 천원짜리 만원짜리를 깃대에 매어 놓은 새끼에 꽂아줍니다.
올해엔 43만원 정도가 모였습니다.
이 돈은 풍물패에 필요한 악기를 사거나 필요한 경비로쓰여집니다.
*****운동회는 음식경연장, 사교장*****
집집마다 동네마다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합니다.
김밥에서 부터 찰밥,밤,튀김,과일,갈비,갓담은 김치,불고기등등 매년 느끼지만
풍성한 먹을 거리가 즐비합니다.
\"이건 어떻게 만들었어요?\"하며 방법을 묻고 가르쳐줍니다.
음식만큼 넉넉한 인심을 서로 나누는 운동회는 매년 더 즐거워집니다.
처음보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도시에서야 모르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여기서는 모두가 아는 사람이고 새 사람이 오면 금새 눈에 띕니다.
새로 이사온 사람이 있으면 이런 자리에서 서로 눈인사라도 하면서 안면을 터게 됩니다.
화개는 새로 이사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점점 모여드는 추세입니다.
*****말잔치******
아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면
어쩌다 하는 한마디에 모두 자지러 지고 재미가 있습니다.
\"좀 흔들어서 부어주시오\"
누가 금가루가 들어있는 매실주를 들고 왔습니다.
한잔씩 조심 조심 돌리고 받는 사람도 조심해서 잔을 받는데
금가루가 병 밑에 가라 앉았다며 한 말입니다.
어쩌다 한방울이라도 흘리면 모두가 아까워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그 회사의 상술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뱀 눌러 놓고 왔으니까 치우세요\"
핸드폰으로 전화하는 내용입니다.
\"여보!, 창고옆에 가면 뱀이 있을꺼니까 좀치워버리세요.
아침에 창고 옆에 뱀이 기어다니길래
내가 괭이로 물러서 도망 못가게 그위에 다시 큰나무로 눌러놨으니까
그 치워버려요.\"
옆에서 밥먹던 아줌마들이 모두 놀라 자빠졌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들고 경기진행상황을 방송하는 선생님이
어른들이 경기를 하며 장난치며 규칙을 안지키자
\"그러면 안됩니다.학생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반면 학생들은 모두 재미있어 하며 즐겁게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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