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 감나무 아래
모노륨 장판 깐 평상위엔
동네 사람들이 늘 삼삼 오오.
요며칠은 늘 막걸리 판이다.
마을 뒷산 차밭 사이 도로공사를 맡은
맘 좋은 사장님이 이 삼 일엔 한번씩
막걸리 한말에 갓김치 고들배기 김치를 안주로 사다 놓고 가기 때문이다.
오전엔 밤 주으러, 송이 따러 다들 산으로 갔다.
점심 때 쯤이면 다를 마을회관 감나무 아래 모노륨 평상에 모인다.
"밤을 멧돼지가 다 주워 먹어버려 얼마 줍지도 못했네."
"비가 안와 송이버섯이 크지가 않아. 비가 좀와야 하는데..."
가을산에서 줍는 물건은 송이와 밤이 다가 아니다.
뱀 또한 가을에 산에서 동네 사람들이 주워오는 것들 중의 하나다.
보약으로 쓰기 때문이다.
이야기 하다보니 이집 저집 한마리씩 잡아 놓고 있다.
" 오늘은 탕이나 해먹게 가져들 나오시오, 물 올려 놓은테니깨"
양은 솥에 물올리고 불을 지피니
각자들 집에서 놈들이 담긴 포대를 하나씩 들고 나온다.
반나절을 고우니 뽀얀 국물에 맑은 기름이 뜨는 탕이 나온다.
한 그릇을 권한다.
몸이 정말 부실한 사람에겐 좋은 약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효과가 좋으니 먹어본 사람은 권한다.
몸이 실해지면 더욱 열심히 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