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저멀리 동네 동쪽에 버티고 서있는 산 중턱에 있는
절을 찾았다.
임도를 따라 차로 10분 정도 올라가서 다시 걸어서 10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절이다.
절에 도착하니 수염을 길게 기른 젊은 스님이 시원한 냉수 한그릇을
대접한다.
예전에 집이 한채 있던 자리에 절이 앉았다.
고도가 높아 밤엔 기온이 뚝 떨어져
여름에도 아궁에 불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무더운 저아래 마을과는 달리 공기가 서늘하고
법당 굴뚝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전기도 없는 절엔;7-8명의 수행자들이 있었다.
여느 절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한가로움과는 달리
수행자로서의 결연한 모습과 고단함이 묻어있는 모습들이었다.
산중의 공기도 사람의 기운도
인적이 드문 산속처럼 거친듯 때묻지 않았다.
내사는 동네도 도시에 비하면 산중이지만
여기오니우리동네는 때묻고 욕심 묻은 속세일이요
여기가 산중위의 산중이요 몸과 마음이 맑게 씻기는 느낌이다.
산을 내려오는 몸과 마음이 청량하다.
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과 닮은 것과 가까이 있으라.
시간이 지나면 닮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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