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작업장이 다되어 간다.
아직은 매서운 추위지만 봄은 이미 나무가지 가지에서 움터고 있다.
점심 먹으러 작업장에서 집으로 오는 사이길에
모과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오늘은 직박구리 한마리가 가지 사이를 부지런히 오락가락한다.
도대체 무얼 한다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줄도 모르고 저리도 분주할까?
가만 보니 저놈이 하는 짓이 놀랍다.
모과나무 가지에 육안으로 잘 보이지도 않게 돋아 나는 봄눈을
뽀족한 부리로 부지런히 쪼아 먹는게 아닌가!!
무슨 맛으로 그걸 왜 먹는걸까?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모과 향이 입안에 가득 한
저놈의 먹거리가 느껴진다.
저놈도 그 맛일까?
그 옛날 화개골에서 진상품으로 따 바쳤다던
섣달 납일전 눈밭에서 채취한 녹차(납전차)의 새순도 저만하였을 것이다.
직박구리는 벌써 봄을 따먹고 있는 것이다.
차(茶)역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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