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득분에 올해는 불때는 방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옆방에서는 메주를 띄우고 있어
한꺼번에 두 아궁이를 때자니 장작이 많이 든다.
어제는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갔다.
옛날의 나무하기야 톱과 도끼로 나무를 잘라 지게로 져오는 거지만
지금은 트럭몰고 산림도로 따라 가다길 주변에길닦으며 베어 넘어뜨린 나무들을
주워 담는게 요즘의 나무하기다.
굵은 장작감들은 이미 어느정도 확보해 놓았지만
밑불 붙일게 없어 잔가지들만 주워 실어 왔다.
굼불에는굵은 장작이 최고지만
굵은 장작개비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안된다.
말하자면 "밑불"이 좋아야 장작개비들이 활활타올라
오래동안 구들장을 달궈 주는 것이다.
밑불에 쓰이는 잔가지들은 다 가늘고 금방 타 없어져 버리지만
아이들 불장난 같은 밑불 붙이는 작업이 없으면 어른 팔뚝만한 장작개배도
무용지물이다.
밑불에서 장작개비로 제대로 불이 옮겨 붙어 불길이 한번 서고 나면
젖은 나무나 그 무엇을 던져 넣어도 다 태워낼 만큼 강력하다.
구들장 밑으로 빨려들어가는 불길을 보면 정말 승천하는 용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이나 인생이 잘 풀리는 사람의 모양새가 그렇다 .
무엇을 해도 돈이 벌리고 무슨 일을 벌려도 성공하고 따르는 사람이 있으며
생에 품위와 무게가 느껴진다.
기세좋게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같은 그 사람의 삶에도 밑불이 있었을 것이다.
사소해 보이고 유치해보이는 매일 매일의 작은 실천과 노력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그 사람의 삶의 밑불이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있어
활활타오르고 있는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밑불대기를 게을리 하거나 사소하게 생각치 않는다면
그런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삶의 장작개비에도 불이 활활 붙을 것이다.
잔가지가들이 온 산에 널려 있듯이
삶의 잔가지도 온 하루에 널려 있다.
오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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