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실에서 온식구들이 함께 자다 보면
아이들의 잠버릇이 각기 다름을 알게 된다.
각자 꾸는 꿈이 다른 것이다.
우성이는 희죽 희죽 웃거나, 깔깔대며 웃는 꿈을 꾸고
전원이는 짜증내고 화내는 잠꼬대를 한다.
주로 싸우거나 무섭고 쫓기는 꿈을 꾼단다.
평소의 낙천적 성격이나 조급하고 불만족스러운 생활이
꿈에 반영되는 것이다.
나도 몇년 동안 계속 꾸는꿈이 있다.
교실에서 공부하는 꿈과
달리기 하는 꿈,
그리고 어딘가 분명히 있는데 아직 찾지 못한땅을 찾아다니는 꿈이다.
꿀때마다 같은 꿈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그 맥락은 같다.
국민학교 6학년 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빠듯한 농사꾼의 아들로
공부하는게 학업에 대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학교교실을 꿈에서 못떠나고 있는 것인가 보다.
달리기 하는 꿈은 주로 자신을 이기는 쾌감을 느끼는 꿈이다.
책을 들고 뛰다가 책을 버리고 뛰면 선두로 나서고
다시 선두가 빼앗기면 신고 달리던 고무신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달리면
또 선두로 나선다.
간혹 맨몸으로 부딪힐 줄 아는 알량한 용기가 스스로에게 가져다 준
쾌감에 대한 추억인가 보다.
땅에 관한 꿈은
화개에 들어와서 10년간 내땅을 갖고 싶다는 원이 맺혀서 일게다.
정작 땅을 사고 난 뒤에도
꿈에선 조상이 분명 내게 물려준 땅을 찾지 못해 헤메더니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와서야 겨우 위치를 알아내는 꿈까지 꿨다.
욕심없이 살다보면
두둥실 구름위에 누어 두리 둥실 하늘 위를 떠다니는 꿈을 꾸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는게 꿈과도 같다는 말이 실감나는 날도 올 것이다.
요즘은 간혹
먼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내 사는 모습이 궁금해
지금의 내안에서 내사는 것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아이들과 나누는 눈길과 대화, 그리고 집사람의 살림 살이 등등
모든게 예사롭지 않게 느껴져 자세히 뚫어져라 바라 본다.
미래의 내가 궁금해 하는 시선으로..
그러고 보면
지금이 곧 미래에 선명히 기억하게 될 추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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