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사이 벌써 3번째 부고를 받았다.
어제밤에 문상을 다녀왔는데 오늘 또 부고가 날아와
어제 오늘 이틀 밤을 문상을 하게 되었다.
화개 본토박이는 아니지만 10년 넘게 살다보니
청첩장이나 부고를 종종 받게 된다.
오늘 밤 초상집 마당에선 윷판이 벌어졌다.
상을 당한 사람들의 심정은 슬프고 애닯겠지만
문상객들에겐 초상집이나 잔치집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마당가에서 적당한 굵기의 나뭇가지를 잘라 윷가락을 만들고
덕석을 펴서 숯으로 말판과 낙선을 그린다.
조그만 접시에다 윷가락을 담아 상대방 낙선 안으로 던져 기량을 겨루는데
방에서 허공에다 던져 방바닥에 에 떨어지는 대로 말판을 쓰는 것과는 달리
접시에 담아 상대방 앞에 던지는 윷놀이는 사람마다 기량의 차이가
많이 난다.
재미삼에 돈을 걸고 말판을 이리 써라 저리 써라 요란스럽고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 나라 같은 장례 분위기가 있을까 싶다.
이승을 떠나는 슬픔과
이승에서의 무거운 굴레를 훨훨 벗고 돌아가는 홀가분함이 같이 존재한다.
이별의 한없는 슬픔과 더불어 꽃가마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은 잔치분위기가 공존한다
상가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미 망자가 된 이들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슬프고 애잔한 얼굴로
동시에 홀가분하게 웃고 있는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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