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쁜 하루였다.
집정리를 하고
아이들 목욕을 시키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저 아무개입니다.혹시 지금주무세요?\"
\"아, 예.막 잠자리에 들려든 참인데, 어디세요?\"
평소 자주 들러시는 청학동에 사는 분인데
미국서 온 손님을 모시고 오는 중이라 했다.
얼른 옷을 갖춰입고 차실을 부랴부랴 정리했다.
잠결에 만들어진 차자리였지만
차 몇 잔에 정신은 맑아지고
개구리 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오늘 선물받은 정말 예쁜 한지로 만든 연꽃등에 불을 밝히니
절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차아니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잔받침과
다포를 서로에게 선물하고
이런 저런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12시가 되어서야 헤어졌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올해가 화개 들어온지 10년되는 해다.
10년이 지나서일까
예전에 잊혀졌던 많은 인연의 끈들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그제 토요일,어제 일요일 이틀동안
10년 넘게 못보던 옛 친구들을 비롯해 20여명이 다녀갔다.
우린 만남을 통해 자신과 서로를 확인하며
희망을 나누고
웃음과 정을 나누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
이전 만남을 통해 나누었던 웃음과 정을 되살리고
이후 만남을 통해 나눌 사귐과 어울림의 기대로
현재의 만남을 즐겁고 설레인다.
그것이 만남의 참맛이 아닐까 한다.
만나는 맛이 없다면 사는 맛 또한 별로일 것이다.
만남없는 삶은 없을 꺼니까 말이다.
유로제다가 찾기에 부담없고 차마시기에 편안한 자리가 되어
어제밤 이야기 나온 \'24시간 개방되어 있는 찻집\'으로
언제든 찾아가면 열려있는 다방(茶房)으로
유로제다의 문턱이 닳기를 바란다.
만나는 맛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자리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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