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2시 민주당사 지하강당에서는 신명나는 춤판이 벌어졌다.
김덕수와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그리고 아리랑을 다함께 불렀다.
희망돼지 저금통 수거의 날 행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오후 1시부터 노란 풍선과 희망돼지 저금통을 든 사람들이 아이들 손을 이끌고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한 지하강당은 30분이 지나면서 금새 북새통을 이루었다.
연단 밑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희망돼지 저금통이 수북하게 쌓였다.
여기저기 노란 풍선과 희망티켓 피켓을 손에 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장애인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이날 행사를 지켜보았다.
2시 45분 김덕수와 사물놀이패의 앵콜 공연이 행사장을 다시 한번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있을 즈음 드디어 노무현 후보가 신촌유세를 마치고 입장했다.
일순간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며 지하강당이 떠나 갈 듯 "노무현"을 연호 했다.
연단에 오른 노후보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리고 이내 곧 목이 메어졌다.
다음은 노후보의 인사말.
"저의 느낌은 놀라움과 감동입니다. 여러분께서 정말 정치를 바꾸고 있습니다. 정치혁명을 해내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까지 오면서 여러분의 노고를 지켜보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12월 19일 좋은 결실로 나타날 것입니다 (박수치며 노무현 연호). 6월 항쟁 때 넥타이 부대와 함께 길바닥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때 항쟁에 참여한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몇 년 뒤에 여러분은 오늘을 기억할 것입니다. 외국사람이 여러분이나 제게 "한국정치가 한 단계도 아니고 한꺼번에 두 단계, 세 단계 도약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그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수준만큼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제 여러분과 이 자리는 새로운 역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아이들도 노란 풍선을 들고 뛰어다닌 그때를 기억할 것입니다. 그때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정치혁명을 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우리 정치가 여기까지 왔구나라고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 국민들에게 나를 따라오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따라가겠습니다"
내일로 예정된 TV 합동토론회 준비관계로 노후보는 짤막하게 인사말을 한 뒤 행사장을 떠났다.
국민참여운동본부의 정동영, 추미애 공동본부장, 임종석 사무총장, 송영길 의원의 인사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임종석 의원과 "돼지 아버지" 명계남 부본부장은 오늘의 열광적인 호응과 열의에 감동을 받은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중간에 정대철 선대위원장도 잠깐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가수 신해철씨는 "내 생애에 사람냄새 나는 정치, 멋과 감동을 느끼는 정치를 기대 못했는데, 여러분에게서 사람 냄새나는 정치, 감동을 느끼는 정치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개그맨 노정렬씨는 "곧 있으면 대통령이 될텐데, 요즘 노무현 후보의 성대묘사를 비장의 카드로 맹렬히 연습하고 있다"며 노후보의 목소리를 흉내내 참석자들을 열광시켰다.
이날 행사에는 양천구에 사시는 권유순 할머니가 반지 세 돈을 들고 나왔다.
또 인천계양에서는 희망돼지 저금통이 작다며 생수통에 동전을 가득 담아 보내왔다.
대통령 선거일을 4일 앞둔 오늘, 민주당사는 깨끗한 정치, 새로운 정치를 향한 국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하루였다.
노무현 후보 인터넷선거특별본부 취재팀 (노무현홈페이지에서 퍼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