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색깔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특유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고민 고민해서 선택한 것이
자주색 지붕.
적기와 색을 맘에 그리고 선택한 색이었지만
막상 해놓고 보니 햇빛에 색이 밝게 발광이 되니
엽기적인 지붕색깔이 되었다.
빠알간 립스틱 지붕.... 나도 태어나서 처음보는 지붕색깔이다.
흐린 날은 적당한 진자주색
맑은 날은 여인의 정열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듯한 빠알간 립스틱 색깔....
지붕 뿐이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집은 전체적으로 낮고 아담한 집이었다.
그러나 막상 구체적으로 원하는 기둥굵기와 높이, 석가래 등을 적용해서
집을 지어가다보니
절을 짓는 듯하고 카페를 짓는 듯 하였다.
물론 차도 만들고 차를 마시고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꾸미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애초 그린 전체적인 그림과는 거리가 생겨나가는 것이 뭐에 홀린 듯 했다.
종합해 보건대
내가 전체적으로는 소박하고 단촐한 집을 원했으나
구체적으로는 높고 삐까뻔쩍한 집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비유하자면 단정하고 정숙한 여자가 좋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구체적으로는 빠알간 립스틱 바른 키스하고 싶은 입술을 원하고
풍만한 가슴에 유혹하는 눈을 좋아하고 있는 것 처럼...
집이란 거울을 통해 드런버린 내 속내는
제목 따로 내용따로의 따로 국밥...
소박하고 단촐하게 짓겠다는 것도 하나의 바램이고
실제는 굵고 높게, 좋은 자재로 지어 나가는 것은 내 실제적인 욕심이다.
그래도 짓고 보니 좋다.
정숙한 여인도 좋지만
섹시한 여인도 좋은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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