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천관산
산사람이 왔다.
대소쿠리에 떡, 밥 담아 들고 다니며
부산,전주,남원, 서울 인사동까지 활개치며 사는 사람들.
450평 땅값까지 1200만원으로 지은 7평짜리 기와집엔
나죽고 나면 모두 흙으로 돌아갈 재료만 들어갔다는 사람에게
물었다.
장가는 안가나요?
안그래도 중매가 들어오긴 합니다.
그럼 곧 가시겠네요?
아니죠, 일단 저와 같은 생활이 즐거운지 확인해야지요.
말하자면 똥누고 나뭇잎 으로 똥꼬 딲고 따뜻한 물로 똥꼬씻는게
의미있고 익숙한 생활로 받아들여지는 여자가 되어야지요.
또 나무를 할줄알아야 합니다. 불때고 밥을 해먹어야 하는데
나무 못하고 지게질 못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몽골쪽 여자를 찾아보는에 어떻겠냐고 말할려는 참에
옆에있던 모악산 사람이 웃으며 말한다
이사람한눈에 전기통한 여자를 아직 못만나서 그래.
그런 여자 만나면 씻겨주고 닥여주고 할꺼먼서...
아마도 그럴 것 같다.
천관산 사람은
휴지로 딲는 똥꼬와 나뭇잎으로 딲는 똥꼬가 어떻게 다른지
말한다.
휴지로 딲을 땐 모르지만나뭇잎으로 딲으면 내 몸이 느껴진다고.
내 똥꼬가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입만큼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하고 싶은 대로
해야한다고 하는 대로 곧이 곧대로
사는사람들,
자연을 해치지 않고, 내몸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
유기농 쌀눈으로 직접 절구에찧어 만든 떡이며 밥이며
먹을것 대소쿠리에 넣고 들고 다니며 먹고 싶을 때 먹는 사람
그들이 먹는 건 우리가 오래 전에 편리라는 전당포에 팔아먹은
자유라는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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