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마을회관엔 매일 동네사람들이 모인다.
겨울이라 별일도 없으니 낮부터 모여 저녁늦게까지노는게 일이다.
그러다보니 회관에서 같이 저녁을 해먹는 경우도 많다.
회관엔 쌀이며 김장김치며 간단한 기본 먹을 거리는 준비되어 있다.
하루는 돼지머리를 삶아 요기하고
하루는 잡채 만들어 먹고
하루는 계곡에 피래미를 잡아 무우채에 버무려 밥비며먹고
하루는 돼지 등뼈에 시래기 넣고 삶아 밥말아 먹고
....이런 식이다.
봄에 댓병40병을 부워 담둬둔 매실주는 얼마전 바닥이 났다.
이제 집집이 한두병씩 가져오는 매실주를 마신다.
오늘은 저녁 먹고 윷판이 벌어졌다.
아이들 장난마냥젖가락 만한 굵기의 윷가락으로 윷을 논다는게
처음에 새찹았지만
두팀으로 나뉘어 막상 윷놀이가 시작되자
누가 경상도 사람 아니랄까봐 고래고래 고함소리가 오고 간다.
말을 이리 써야한다, 저리 써야한다,
모네! 윷이네!
잡았네! 죽었네!
땄네! 꼴았네!
실컷 놀고 나니 목이 다쉬었다.
윷놀이란게 재미도 재미지만 놀이 이상의 가르침이 있는 것 같다.
다 이긴 것 같다가도 져버리고
진거 같다가도 역전을 해버리는게윷이다.
말판을 이리 써고 저리 써면서요령도 있어야 하고
운도 있어야한다.
그렇다고 억지스러운 역전은 없는게 윷이다.
인생을 풀어나갈 지혜를 배우라고 만든 놀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하루 내가 던진 윷가락이 도만 나온다고 탓할 거 없다.
한꺼번에 뭉쳐서 나는 수가있지 않은가.
던지면 도만 나온다고 스스로를 책망할 필요도 없다.
낙만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다모가 터질 수도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