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에 한두시간 뿌리고 어느새 개는가 싶더니 해가 나는 것도 같은데 여전히 비가 옵니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는 이곳의 날씨를 전 흔히, 우기와 건기로 나뉜다고 설명합니다.
4월 부터 10월 까지는 건기, 11월 부터 3월까지는 우기. 건기라 함은 비가 단 하루도 오지 않을 확률이
99% 이상이고, 우기라고 해서 늘 비가 오는 게 아닙니다. 1/4 ~ 1/3 정도의 날에만 비가 온다고 볼 수
있죠.
일주일 내내 비가 왔다가도 개이면 섭섭할 만큼 비를 좋아하는 저희들에겐 건기를 견디어 내기란 쉬운 일
만은 아닙니다. 특히 건조함의 극치를 달리는 9,10월이 되면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지요.
그래서 나무에 잎이 다 떨어지고 스산한 겨울이 되면 이곳의 산들은 생기가 돕니다 - 산이래야 나무도
없는 민둥산이지만 봄, 여름, 가을 내내 누렇게 떠 있던 동산들이 겨울비로 파랗게 바뀌지요. 그야말로
온세상이 파랗습니다. 겨울에요. 생명의 물이 내리기 때문이지요.
지난 주말에는 전 세계적으로 1천만명이 모여 반전 집회를 했고, 어저께 부시는 이런 행동도 자신을
막을 수는 없다는 망발을 해대고 있습니다. 누구의 말처럼 모론 (Moron)이라서 인지, 아님 미국민들의
지지를 여전히 받고 있어서 인지...
어떤 식으로건 이번 전쟁에 도움을 주고 있는 - 세금을 냄으로써 - 제 맘은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내 이나라 망하는 꼴을 보고야 말겠다\'는 독한 소리를 하지 않더라도 영원한 건 없기에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 명명백백하기에, \'그 죄값을 어찌 다 치를려고 그러는고...\" 하는 맘이 더 듭니다.
오늘 같이 비오는 날에는.
한없이 비가 내렸음 좋겠습니다.
추신) 유로제다님, 새집으로 이사가신 거 축하드려요. 성냥에 세제 사서 인사드리러 가야 하는데. ^^
그 집이 헌집 되기 전에 꼭~ 가겠습니다.
집 사진 좀 올려주세요, 설명하구 함께요. 어떤 재료로, 얼마나 걸려서,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등등...
관심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 최소한 두사람은 - 저랑 우리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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