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도착했다.
미리 주문한 길이로 제재소에서 재단을 해서 짚개가 달린 차로 싣고 왔다.
눈빨이 날리는 날씨에 남원에서 한시간 가량 달려왔다.
젊고 착하게 생긴 기사와 둘이서 나무를 내렸다.
추운 날씨지만 야무지게 나무를 다내리고 수량을 일일이 확인시켜주고는
그제서야 담배를 한대 꺼내물고 나에게 담배한대를 건냈다.
순간 아무 것도 대접할 것이 없어 미안했다.
바보같이....
나무가 오는 줄은 알았지, 사람이 오는 줄은 몰랐던 것이다.
따듯한 차라고 준비할 것을..
나무를 내려놓고 빈차로 떠나보내고 나니 못내 스스로의 모자람이 느껴진다.
그렇지.
무얼 만들고, 주고 받음에는 반드시 사람과의 만남이 존재하지.
그게 사실은 더 중요한 점이지.
그래서 일은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만난다는 의미이고
어떤일을 할까 하는 것은 어떤사람을 만날까 하는 의미이지.
일은 곧 사람과의 만남이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일이 시작된다.
동지에 시작하는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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