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쑥을 덖었다.
동네 아주머니 내외가 하루종일 캔 8.8킬로.
쑥차를 만들러 간다고 하자 다을이가 따라 붙었다.
쑥차를 만들면서 집사람이 말했다.
"다을이가 자기도 차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차 만들지 말고 선생님을 하라고 했다"
"아빠가 다을이한테 차만드는 방법 다 가르쳐 줄께.다을이도 차 만들어라"
내 말에 집사람이 토를 단다.
"나는 다을이가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
" 엄마꿈을 내가 대신 이루란 말이에요?"
이젠 다을이도 눈치가 제법이다.
"그래...., 다른 거는 하고 싶은거 없어?"
"가구 꾸미는 거나 동물 조련사"
엄마가 타협안을 내놓았다.
"다을아 이렇게 하는게 제일좋은거야. 선생님을 하면서 동물조련하는 걸 잠깐 잠깐 배우는거..."
집사람의 말에서 안정된 직장생활에 대한 집착과
일정하고 고정적인 보장된 수입이 없는 녹차사업의 힘겨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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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으로 오기전 저녁을 먹으며 인간극장을 보았다.
아내와 아이 셋을 가진 한 남자가 3평짜리 버스를 개조해
온 가족을 싣고 여행을 여행이 아닌 하나의 삶으로 사는
(돌아갈 집을 없애기 위해 살림살이마저 처분하고)
일상을 벗어난 하나의 반란과도 같은 삶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무모해 보이는 그 사람의 시도를 보면서
나는 혼자 중얼거리듯 집사람에게 말했다.
"우리가 저사람들 보다 더 무식했어."
버스에 돌이 갓 지난 아이를 포함한 세명의 아이와 아내를 싣고
짚시같은 삶을 시작한 그 사람의 삶은 일반인은 도저히 엄두도 못내고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지만
정작 본인은 여유가 있었고 아이들도 밝고 즐거워 했다.
무엇보다 주인공은 맘의 선택이후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
차안에 싱크대, 책장, 전기시설,나무 난로....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가 더 무식했다고 느껴진건
우리야 무식한 용기와 막연한 믿음만 가지고 지리산에 뛰어들었지만
그 사람은
여유와 치밀한 준비,지혜,삶에 대한 낙관을 가지고 새로운 삶의 여정을 떠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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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은 삶의 한 부분이다.
중요하기 때문에 삶의 전부같이 느껴질 뿐이다.
맘 속에 스스로 하고 싶은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
직업을 선택하는데 어려움과 실패는 없을 것이다.
교육받고 길들여지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하고 싶은게 없어지고
그 사회가 좋아하는 걸 내가 좋아하고 있고
내가 뭘 좋아 하는지도 모르게 된다.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가슴으로 느껴지는 하고 싶은 느낌"
이것만은 잃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자부심을 키워나가라는 말도 하고 싶다.
딸에게도 말하고 싶지만
스스로에게도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