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 나는 조그만 습성을 익히고 있다.
조금만 그리고 잠시만 참는 "인내"라는 습성이다.
한자로 참을 인(忍)이라는 글자를 풀어 보았을때
처음엔 그 뜻은 잘 몰랐으나 이젠 분명히 안다.
참는다는 건 가슴을 칼로 헤벼 파는 것 만큼 힘들다는 것.
적어도 내겐 그렇다. 나는 선천적으로 참을성이 없는 편이다.
화를 참지 못하고, 기다리는 것 참지 못하고, 남이 틀린 것을 참지 못한다.
그런 성격에 못 마땅한 것을 참으려면 정말이지 가슴을 칼로 후비는 것 같이 힘들다.
그래서 편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화풀이을 많이 한다.
맘에 들지 않지만 참아 내면
그 맘에 들지 않는 것을 바라 볼 수 있고
바라보다 보면 받아 들일 수 있고
받아 들이다 보면 좋아 할 수 있다.
처음엔 맘에 들지 않는 것을 마지막엔 스스로 좋아 하는 것
이 과정이 사랑이다.
그 한 과정을 겪을 때 마다 가슴에 사랑의 나이테 하나가 생긴다.
그 과정엔 가슴도려내는 인내가 필요하다
좋아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지 사랑이 아니며
좋아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 좋아하는 것이 사랑이라 했다.
그래서 결혼은 사랑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용기있는 결단이어야 한다고 했다.
결혼하여 살면서 두사람의 가슴엔 비로소 사랑의 나이테가 생겨간다.
서로의 가슴에 칼자욱을 많이도 남기기도 하지만
도려내야 하는건 상대의 가슴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이다.
사랑의 나이테 몇번 그려지고 나면 다음엔 더 크고 넓어지게 마련이다.
나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만나는 것 마다 능히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날 때 부터 참을 忍이 몸에 베인 사람을 인자(仁者)라 한다.
그래서 인자(仁者)는 능히 사랑하는 사람이고
우리 같은 범부는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아픔을 견디며 사랑을 배워나간다.
참는 습성은 사랑을 부른다. 좋은 결과을 부른다
사랑의 나이테의 시작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