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중이라도 비가 뜸하면 마을 사람들은 밭으로 향한다.
모종을 옮겨도 잘살고
땅이 젖어 잡초도 잘 뽑힌다.
비료도 비올 때 뿌리는 것이 효과적이라 대게 비올 때 시비를 한다.
물이 많이 치는 곳은 물길을 잡아 배수를 하기도 한다.
남들이 가꿔 밭을 보다가 우리 밭을 보노라면
좀 부끄럽다.
먹는 채소 보다는 잡초가 더 무성하게 잘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틈나는 대로 집사람이 풀을 매주어 처음 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제일 초라한 것이 우리텃밭이다.
화학 비료도 안하고
제초제도 안 한 것도 한 이유지만
일에 서툴고 게으른게 제일 큰 이유다.
베고 뽑고 짓밟아도
며칠 지나면 다시
쑥쑥 자라나는 잡초들을 보면
거름주고 거두고 북돋우고 바로세워줘도 병들고 시들어버리는
채소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저렇게 건강한 놈들은 제거 하고
저리도 약한 것들을 길러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의아스럽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해본다.
차라리 너희를 먹고 싶다
어떠한 조건에서도 싹틔우고 줄기 뻗고 꽃피우고 열매맺는
너희를 먹고 싶다
이미 생식능력도 자생능력도 없어진 종자을 싹틔워 먹느니
차라리 입맛을 바꾸고 소화능력을 키워
너희 잡초를 먹는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 더 낫겠다.
게으런 베짱이의
\ 잡초\ 라고 불리는 풀들에 대한 짝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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