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가을걷이를 마무리 하느라 편지를 늦게 보냅니다.
2일간 휴가를 내어 동무의 도움을 받아 콤바인으로 타작을 하고 따뜻한 가을 햇살에 벼를
말려 곳간에 넣어놓고서야 마음을 잠시 놓습니다.
모두들 편리한대로 일찍 콤바인으로 타작을 하고 건조기에 벼를 말리지만 우리집은 아버지로부터
저에게까지 계속해서 번거롭지만 자연을 건조기삼아 말리고 있습니다.
또한 몇년째 계속되는 무농약.무시비 재배로 자생력이 생겨서인지 작년보다는 수확량이 조금 늘었습니다.
그래도 남의 이목이 조금 부끄러워 벼보다 높이 올라와 있는 피와 잡초만을 제거해준것이 전부라고
해야할까요 - 소위 말하는 게을러야 농사가 잘된다는 태평농법을 한번 해본것입니다.
저희집에도 콩을 많이 재배(1,300평 정도)를 했었는데 아버님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올해는 거의 재배를 하지 못하고 밭을 놀려 났었습니다.
그래서 며칠전 사장님께 메주콩을 여쭈어 보았는데 마침 관내에 아는분의 도움으로 필요한 양을 구할수
있었습니다.
편지를 받고 바로 답장을 해드려야 하는데 늦은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장님 !
이번주에는 600평정도 되는 밭에 작설차를 심을까 싶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과 번갈아 할려고 하니 무척 힘이 들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현실에 저당잡힌채 무의미하게
살아가는것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조금씩 준비해 나갈까해서 입니다.
준비해가는 과정에 궁금한점이 있으면 언제라도 사장님께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꼭 한번 찿아뵙고 싶습니다.
여기 양보 보다는 추운 화개골에서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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