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일년 전 쯤에 \'아름다운 음악 하나\'라는 제목으로
음악을 하나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댓글 중에 안난욱님께서 남기신 글이 있었는데,
제가 못 읽었네요.
그 음악 제목과 가수를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일년이 지난 지금 알려 드림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여전히 유로제다를 방문하고 계시길 바라면서...
그 곡은 \"김활성\" 님의 \"강\" 이라는 곡이었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녹색평론을 읽는 사람들이라는 사이트에서 진혁님께서 올려 주신 것이었지요.
김활성님의 \"음악과 일상\" 이라는 책이 CD 와 함께 나왔다고...
\"강\"은 그 중 제일 첫번째 곡이라는 군요.
그 책의 일부를 진혁님께서 올려 주셨는데, 퍼 와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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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짐
옷을 사지 않기로 작정을 해도 사지는 옷들이 있습니다.
올 한 해만 해도 청바지, 반팔 웃옷 한 장씩을 샀고, 또 장모님께서 츄리닝 아래 위 한 벌과 운동화 하나를 사주셨습니다.
또 며칠 전에는 제주도에 계시는 부모님께서 겨울외투와 진바지를 소포로 부치셨습니다.
감사히 입겠노라고 말씀드렸지만 여간 마음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물론 옷은 멋도 있고, 특히 바지는 따뜻할 뿐 아니라 색깔도 고상하니 맘에 듭니다.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뻔하지요.
옷장에 옷이 쌓여간다는 것입니다.
넘치는 옷을 감당하려면 말 그대로 내 몸이 열이라도 모자랄 것입니다.
이 옷들을 어떻게 하지요?
...
이 자리에서 한 번 계획을 세워봐야겠습니다.
실제로 내가 입는 옷이나 신는 신발의 카탈로그를 우선 작성해볼까요?
입을만한 팬티가 한 대여섯 장 있고, 양말은 좀 있는데 다 둬 켤레 빼곤 시원찮습니다.
그러고보니 올 겨울엔 팬티와 양말을 좀 사야겠네요. 욕심을 부려서 메이커로 살 궁리입니다.
시장에서 산, 5000에 석 장하는 팬티가 한 번 빨고 나니 재봉선이 다 풀어지고 박박 손으로 빨고 나면 조금이라도 집중적으로 문댄 곳은 물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민감한 부분이라서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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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는 청바지가 두 장, 진바지가 네 장, 골덴바지가 두 장, 정체를 알 수 없는(제 아내는 그 바지를 ‘벌렁벌렁’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고무줄 바지가 한 장 있고, 집에서 입는 반바지가 한 세 장 정도 있습니다. 이것들 중에서, 입는 바지는 한 세 장입니다. 나머지는 있으니까 입는 거라고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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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옷은 옷 중에 제일 많습니다.
반팔이 진짜 많아요. 이건 거의 산 게 아니고 아버지가 어디어디 행사서 갖고 오신 게 대부분입니다.
그 외에는 선물로 받은 게 좀 있고. 주로 면티지요.
남방은 긴 게 세 장, 아니 다섯 장, 짧은 게 한 장. 역시 입는 것은 한두 장입니다.
긴팔은 면류, 스웨터류 합쳐서 얼핏 떠올려지는 게 한 너댓 장입니다.
이것들은 잘 입는 편이고. 그 다음에, 외투. 외투는 몇 년 전 유학가는 친구가 주고 간 골덴외투가, 나한텐 좀 큰 감이 있지만, 이렇게 감싸안으면서 다니면 아주 따뜻한 게 기분이 좋고 안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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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양복입니다. 양복은 총 세 벌. 하나는 대학 3년생 시절 교생실습을 위해 하나 산 건데, 작은어머니께서 좋은 디자인이 있다고 하시면서 추천해주셨습니다. 요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헌트’제품이에요. 이게 또 참 좋습니다. 심플하면서 가볍고 시원해요.
여름에 양복 입을 일이 있어도 고민걱정거리가 없습니다. 이것을 입고 하얀 와이셔츠입고 나서 거울을 보면서 멋있는 면서기 같은 폼을 잡습니다. 괜히 인사도 해보고 그러면서요. 또 하나는 결혼예식때 입은 검정양복이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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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양복구두가 한 켤레, 캐주얼구두, 운동화가 각각 두 켤레, 슬리퍼 한 켤레 있습니다.
워커도 하나 있지요. 옛날에는 신발욕심이 있는데 요샌 별 생각 없어요.
그래도 아이쇼핑같은 것은 재밌을 때가 있습니다.
자,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게 다 인생의 짐입니다.
아니 인생의 그 많은 짐 중에 점 같이 작은 한 부분입니다.
지고 갈 옷 빼놓고 내려놓아야 할까요. 내려놓을 옷 어딨는가며 꼭꼭 챙기며 여미며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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