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화개온천에 갔다.
화개계곡을 오염시킨다하여 처음엔 가기를 거부하던 목욕탕이지만 지금은 무감각하게 그냥 씻으러 간다.
세상과 그냥 타협하며 사는 건지 융통성이 생긴 건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다.
온탕에 몸을 담그고 있을 즈음 건장한 근육질의 사나이들이 하나둘 들어왔다.
운동부가 단체로 목욕왔나 보다 생각하며 군살 하나 없이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몸매를 감상하고 있는데 안면이 많이 있는 한 사람이 들어왔다.
아! 이럴 수가 월드컵 4강의 주역이며 아반떼 XG를 선전하는 최진철선수가 아닌가
금목걸이를 한 그는 녹차탕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녹색 목걸이를 한 김도훈 선수도 들어왔고 흑인 선수도 백인 선수도 들어 왔다.
전북 현대 프로축구팀이 광양에서 경기를 하고 온 모양이었다.
같이 간 전원이도 입을 벌린채 좋아했다.
운동장에서 보는 것 보다 이렇게 실오라기 하나 안걸친채로 있는 그대로 월드컵 전사를 만난 것이다.
목욕을 하고 나오니 카운터의 아가씨들은 아직고 흥분이 안가신듯 싸인 받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사인 해달라고 종이를 내밀었는데 "저... 저는 선수 아닌데요." 흥분한 나머지 아무한테나 종이를 들이민 모양이었다.
흡사 캬바레에서 아줌마 춤한번 춥시다 했더니 "저... 남편하고 같이 왔어요." 하는 경우라고나 할까..
오랜만에 간 의미있는 기억에 남을 목욕이었다.
전원이가 만든 가족신문에 이달의 행사 ;목욕가기 였으니까 가족행사 하나는 성대하게 잘 치뤘다.
이태리 타올에 최진철 선수 싸인이나 받아 놓았으면 좋았을걸...
아님 등판에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