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여름날의 실화이며
우리동네 살고 있는 아저씨의 이야기다
피서철 되면 우리동네 농가도 한가한 편이다
아침 저녁 시원한 시간에 논밭에 제초작업이나 슬슬 하면 되는 시기이다
해가 떨어지고 저녁들을 먹고나면 시원한 곳에 모여
모갯불도피우고 이런 저런 잡다한 얘기로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그날은 우리동네로 들어오는 다리 끝에 붙어있는 용운 민박의 평상에
동네 아저씨들이 몇 명 모여 앉아 화투를 치게되었다.
물론 J아저씨도 있었다.
점당 백원 정도 하는 부담없는 자리였고 술도 한두잔씩 오고 갔다
점당 백원 이라도 한참 판이 길어지면서 따고 잃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고J아저씨는 잃는 경우였다.
가진돈이 다 떨어진 아저씨는 D아저씨에게 1만원을 빌리게 되었다
판은 계속 이어졌고 이번에는 D아저씨가 돈을 잃게 되었다.
그래서 D아저씨는 J아저씨에게 빌려간 1만원을 돌려 달라고 하였다
"자네 비려간 돈 만원을 돌려주게!"
"나도 자네 한테 빌려온 돈을 잃고 있는 중인데 어떻게 만원을 주나, 이사람아!"
자네가 돈을 따고 있는 것을 다알고 있는데 어서 만원을 주게! "
"나참 환장하것네! 없는 돈을 어떻게주나?"
두사람은 돈을 잃고 있는 중이라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었고
주위에서 싸움을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언성은 점점 높아갔다
D아저씨는 더 큰소리로 계속 닥달을 하였다.
"자네 돈 있는 걸 알고 있으니 빨리 내놓으란 말이야!"
아저씨도 인내심이 극에 달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야 이자식아 ! 그래 내 한테 돈이 있으면 다가져가라! 이더러운 놈아!"라고 외치더니
남은 돈을 D아저씨를 향해 다 던지고
호주머니를 다 까서 보이는가 싶더니, 아예 옷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돈이 있으면 다가져가라.이자식아!"
웃옷,런닝을 벗어 던지더니 아예 바지까지 벗어 던졌다.
바지를 벗어던진 순간 사람들은 저만하면 결백이 증명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바지를 벗어던짐과 동시에 이번엔 팬티까지 벗어 던지는게 아닌가!!
피서철이라 민박집 마다 피서객들이 남녀 노소 구분 없이 가득 차 있었고
저녁 바람을 쐬러 마당이나 길가로 나와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J아저씨는 팬티를 벗어 던지며
"잘먹고 잘 살아라!"고 마지막으로 외치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동네를 가로지르는 길을 아저씨는 맨몸으로 인파를 뚫고 걸어 올라갔다
길가로 민박집이 네 채가 있고 60미터 정도 되는 약간의 오르막길을
아저씨는 한손으로 중요한 부위를 가리고,
한손을 크게 앞뒤로 크게 휘저으며(오르막을 빨리 걸어올라가본 사람은 안다)집에 까지 걸어갔다.
사람의 시선이따가왔지만
마침 마주친 차량의 서치라이트가
따갑게 아저씨의 몸을 환화게 비추었지만
여름밤 모기에 몸은 가려웠지만
그래도
아저씨의 결백은 증명되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그날 밤 두다리 뻗고 개운하게 잠들었으리라
2002년 현재
두 분 모두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하늘나라에서 서로의 오해가 풀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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