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차실에서 잤다.
방바닥은 어제넣은 굼불로 뜨거웠고
밖은 비바람 천둥번개로 요란스러운 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南으로 달린 네짝 창문을 활짝 열어져치니
초록의 앞산이 방안으로 들어 오려한다.
아주 천천히
한그루 한그루 나무를 뜯어보고
색깔도 음미해 본다.
본다는 것에만 몰두해보면
본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이고 축복인지 알 수 있다.
또 대상의 아름다움도 크고 원만하게 와 닿는다.
한쪽눈을 감고 보니
왼쪽눈이 오른쪽보다 시력이 떨어진다.
양쪽 눈의 시력이 다르다는 건 자세가 비뚤어져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또한 사물을 균형있게 보지 못한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나아가 사고의 편협함도 존재할 것이다.
대학 때 끼던 안경을 벗고
정상적인 시력을 찾은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물을
사람을
상황을
자연을
앞날을
자세히
멀리
균형있게
잘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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