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에 딱 한 군데 있던 이발소가 문을 닫았다.
몇번을 갔는데 문이 닫혀 있어 이발을 하지 못했는데
중학교 들어가는 첫째머리를 결국 미용실에 가서 깍았다.
미용실 아주머니 왈
"이발소 아저씨 복권 당첨됐다는게 사실인가?"
"갑자기 안보이니까 다들 하는 말 아닐까요? 복권당첨되면 일단 사라지잖아요?"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했는데
며칠전에서야 내막이 드러났다.
미용실 아주머니 말대로 복권에 당첨된게 사실이었다.
세금 떼고18억을 받게 되었고 복권을 산곳은 구례에 있는 가게라는 사실까지..
그리고 아저씨 딸아이가 남자친구에게 말하는 바람에 소문이 나게되었다는 것까지
소상히 듣게 되었다.
어쨌거나 화개에 유일한 이발소가 사라지게 되어 다소나마 불편을 감소해야 할 것 같다.
어딜 가서 잘 사시길 바란다.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경우는
극히 좋은 일 아니면 극히 나쁜일인 경우인 것 같다.
장터 이발소 아저씨 말을 들은 집사람이 말한다.
10억 받아도 별로 남는 것 없다.
여기저기 1억정도씩 나눠주고
빚갚고 땅사고 집짓고 나면 별로 빠듯하다고...
그러면서 묻는다.
장모님이 돈을 부쳤는데 얼마겠냐고.
글쎄..
집사람이 말한다.
10만원.
돈에 무게가 있다면 10만원이 10억보다 무거울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