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서늘한 찬공기가 머리속까지 스며들면
청량한 기운이 온몸에 가득해진다.
그럴 때 생각한다.
'겨울이 이렇게 좋은 계절이었구나..'
산은 몸매를 드러내고
나무들도 낙엽을 툴툴 턿어
솔직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나타낸다.
'그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거야,
그게 진실에 다가가는 지름길이야.'
겨울 밤이 길어 상상하고 궁리하기 좋은 계절이다.
낮은 짧아 게으른 사람에게 게으른 핑게를 넉넉하고 충분하게 준다.
오직 추위를 배경삼아 즐길 수 있는 온기와
출출한 배를 달랠 수 있는 먹을 꺼리만 있으면
실컷 쉬고, 놀고,잠자는 게 명분이 있는 계절이다.
가야금 가락이 어룰리는 깊은 겨울 밤은 깊어간다.
생의 겨울을 맞이 하고 있는 사람들의 등어리에 내리는
겨울 밤 찬공기 속에
오히려 그들이 지피고 있는 편안한 안식의 모닥불이 정겹다.
올 겨울은
깊고
길었으면
참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