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셋을 모두 조산소에서 낳고
여러가지 예방접종도 안하다 보니
운학이 4학년, 다을이 1학년이 되도록 이놈들 혈액형을 몰랐다.
학교에서 알아오라고 해서 병원에 가서 혈액형 검사를 했다.
병원에서는 보험처리가 안된다며 한사람에 6000원씩 들었다.
며칠후 운학이는 AB, 다을이는B , 우성이는AB로 결과가 나왔다.
집사람은 A형 나는 B형이다.
O형만 빼고 다있는 셈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아이들 하는 짓이나 성격, 성질, 몸매, 솜씨 등을 보면
피는 속일 수 없음을 느낀다.
부모는 어떨 때 자기 자식들로 인해 기분이 좋고 나쁜가..
자식의 모나고 못난 모습을 가만 살펴보고 돌아보니 바로 자기모습일 때
부모는 약간의 서글픔과 좌괴감이 느껴진다.
반대로
자식이 자신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줄 때
부모는 자신의 삶이 망가질지언정 생에 희열을 느낀다.
타고난 뒤틀린 성격을 살아가면서 바로잡는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건강하지 않은 몸과 맘을 자식에게 물려 준다는 건
삶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과 같고
건강한 몸과 원만한 성격을 피물림 해주는 건
자식의 생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살아가면서 만들어주는 환경보다 피로 물려주는 뭔가가
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피를 깨끗하고 뜨겁게 지키는 삶이 결혼의 가장 근본적인 준비사항이다.
분명,
피물림,대를 잇는다는 것은 부모의 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악업이든 선업이든 자식은 부모의 그것을 그대로 물려 받아 생의 바다에 나와 나름대로 살아가야 한다.
그게 사실인 것 같다.
자식을 낳아 길러보면서 세상을 똑바로 정신차리고 살아야 함이 더욱 명백해진다.
건강한 나무는 자신의 가지를 많이 뻗고
향기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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