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후회없는 하루였다.
태풍이 지나가면 하리라 마음먹었던 일을 어제부터 시작했다.
전날 폭우로 축대위 흙이 많이 패여 어제 오전내내 흙을 져날라 구덩이를 메웠다.
오후엔 갑바로 임시 비가림을 해놓은 아궁이에 처마를 제대로달아내는 일을 시작했다.
태풍을 겪고 나니 꼭해야 할 일임을 절실히 느꼈다.
두사람이 해야 효율적인 일이지만
추석 연휴중이라 마땅히 같이 일할 사람이 없어 혼자 하나 하나 했다.
물방울자로 수직을 잡아 똑바로 선 기둥을 버팀목으로 고정시키고
처마끝의 높이를 정해서 세기둥에 똑같이 표시를 하고 가로질러 도리를 고정시키고 나니
오후시간이 다 가벼렸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 시간이 배로 드는것 같다.
샤워를 하고 맛있게 저녁밥을 먹는 중에 부산 사는 고등학교 후배가 곧 도착한다고 전화가 왔고 연이어 서울에서 우리집으로 출발한다는 친구전화도 왔다.
먼저 도착한 후배가족과 차를 나누고 밤늦게 도착한 친구와는 미리 사둔 동동주를 마시며 두시까지 이야기 하다 잤다.
오늘은 유난히 화창한 가을날이다.
국사암 칠불사를 들러서 말고 청량한 기운을 즐겼다.
점심먹고 나서 모두 집으로 나섰다.
두 사람 다 충분히 쉬다 돌아갔는지 모르겠다.
어제 하다 만 일은 내일 아침 계속해야 겠다.
서두름이나 조급함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온 벗들과 마음편하게 서로를 대하며 보낸 어제 오늘 흡족한 하루였다.
생에 흡족한 이틀이 추가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