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장작가마로 다기를 만든는 효석이 놀러왔습니다.
비도 오고 일이 손에 안잡힌다며 왔길래 차를 마시고
저녁식사를 같이했습니다.
예쁜 딸래미 자경이도 같이 왔습니다.
저녁을 먹고 놀든중 집안에 들어온 쥐를 잡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효석의 집은 옛날 축사를 개조해서 만든 집인데
천장에 쥐가 들어와서 골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천장구석은 쥐의 화장실로 오줌자욱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놈의 쥐생원이 씽크대 찬장위의 천장에 구멍을 뚫고 집안을 들락거리며
집안 곳곳에 쥐똥을 싸놓곤 해서 골치를 썩이고 있었습니다.
온갖 쥐약을 놓아도 별무소용이던 이놈을 며칠전에 드디어 잡았는데
그 자초지종은 이러합니다.
화장실에 갔던 자경이가 \"아빠, 세탁기에서 소리가 나\"라고 해서
\"어, 그래. 세탁기가 원래소리가 나는 거야\" 하고 넘기고는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아닌게 아니라 세탁기 밑에서 뭔 소리가 나서
직감적을 쥐라고 느끼고는 일단 화장실 문을 닫고 세탁기 밑을 보니
과연 쥐란 놈이 있었습니다. 재수없게 화장실에 갇힌,말 그대로 독안에 든 쥐가 된거죠
이놈을 어떻게 잡을까 궁리하다 곧 쥐잡기 작업에 들어갑니다.
우선 샤워기 물을 틀어서 세착기 밑으로 쏘자 쥐가 튀어나왔답니다.
그놈을 잡으려니 도망을 치다 다시 세탁기 밑으로 들어갑니다.
이번엔 보일러을 돌려 뜨거운 온수를 틀어서 샤워기로 쥐를 공략합니다.
그러다 보일러 목욕물 온도는 약하다 싶어
씽크대에 물을 끓여서 세탁기 밑에다 들이부었습니다.
쥐가 뜨거워 뛰쳐나오고 난리가 아닙니다.
급기야 쥐가 목욕탕 구석에 몰렸습니다.
이놈의 쥐를 좌변기 청소하는 브러쉬로 짓눌러 도망못하게 잡았답니다.
브러쉬에 짓눌린 쥐는 압박에 눌려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효석은 이놈의 벌어진 입에다 에프킬러를 마구 한참 쏘아댔습니다.
쥐는 괴로워 벌버둥을 쳤지만 소용없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밀폐된 화장실이다 보니 에프킬러를 같이 마신 효석도 같이 어지럽기 시작한겁니다.
에프킬러 공격을 멈추고
간신히 정신을 추스려 보니 쥐는 이미 기절상태였습니다.
효석은 이 쥐를 끈끈이 종이에 붙여서 완전포획에 성공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마치자 자경이가 쥐잡기 이야기의 끝을 마무리했습니다.
\"아빠, 쥐 태워 죽였지?\"
효석은 덤으로
자기와 절친한 도자기 굽는 친구가 쥐잡은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이 친구는 쥐을 무척 무서워하는 친구였답니다.
하루는 가까이 살고 있는 장모님이 찾아오셨는데
자기를 급히 부르길래 가봤더니 방안에 쥐가 있다고 잡으라고 했습니다.
뱀은 가지고 놀지만 쥐라면 질색인 이친구는
장모님 앞이라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일단 방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 집사람이 방문을 열어보니
쥐는 돌아다니고 있고 이친구는 책상위에 올라가 있더랍니다.
체면이 상한
이 친구가 방안의 쥐를 잡기위해 한가지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자기가 기르는 진돗개가 한마리 있었는데
이 진돗개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쥐가 있는 방안에 집어 넣고는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잠시후 우당탕당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난리가 아니었는데
얼마 지난후 문을 열어보니....
과연 진돗개는 쥐를 잡았답니다.
하지만 방청소 한다고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용맹한 백구의 공격에 방은 엉망이고
쥐의 창자가 온방에 흩어져 유혈이 낭자했기 때문이죠.........
도자기하는 분들은 도자기 하는 일밖에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쥐와 같이 살다시피한 이전동네에 살던 기억이 새롭게 나며
우리에겐 또 하나의 행복이 있었구나 깨달았습니다.
\"집안에 쥐없는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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