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은 마을회관앞의 차밭 고랑에 묵은 풀을 며칠째 베고 있다.
차나무가 자라지 않는 여분의 공간에다가는 채소라도 가꿔볼 욕심이다.
나는 하루종일 황토흙을 차실앞 담장앞에다 퍼 날랐다.
황토는 마당이나 사람이 밟고 다니는 공간에는 맞지 않는 흙이다.
비가 오면 질척대고 신발에 달라붙기 때문이다.
그래도 황토흙이 많이 남아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어 처분하는셈치고 바닥에 깔았다.
은행나무 위에선 까치들의 집짓기가 계속이다.
흡사 3층으로 짓는 모양새다.
벌써 며칠째 집을 짓고 있다.
풀을 베고 돌아오는 집사람한테
집안 정리정돈 좀 하라고 투덜 댔다.
나는 집사람을 대강마님이라 부른다.
뭐든 대강대강이다.
대강 정리하고
대강 알아듣고
대강 생각하는 것 같아서 대강 마님이다.
다을이는 땡강 공주다.
다을이는 너무 철두 철미하게 야무쳐서 제 성에 안차면
엄청난 땡강을 부린다.
대강 마님.
땡강공주...
아무래도 별명을 잘지어붙인 것 같다.
저마다의 일상에서 자기 중심을 잡고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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