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지인들이 다녀가셨습니다.
유로제다 차를 드시는 분들인데 여수와 화개를 오가며
한번씩 만나 차를 사이에 놓고 정도 나누는 반가운 님들이죠
효석 도예가족도 같이했습니다.
우리가 이사했다고
점심 한끼 하는 자리였는데
여수에서 굴을 두 박스나 가지고 오셨습니다.
한쪽 껍질만 까서 굴알이 다른 한쪽 껍질에 붙어 있는 채로 장만을 해왔습니다.
그냥 생으로 먹기도 하고 샤부샤부처럼 끓는 불에 살짝익혀 먹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지리산 산나물을 준비했는데 여수 분들은 산나물을 더 좋아라 하셨고
우리는 바다 굴을 더 좋아라 했습니다.
평소 구경하기 힘든 것이라 그런가 봅니다.
떡국에 굴을 넣어 끓여먹기로 했는데 산나물을 보자
여수분들은 밥을 해서 비벼 먹자고 해서 굴을 까먹는 동안
굴을 넣은 떡국과 밥을 같이 했습니다.
밥이 다되자 큰 양푼에다 밥과 나물, 무우말랭이, 고들빼기, 고추장아찌 다진것,
참기름,고추장을 넣고 비볐습니다.
그걸 상가운데 놓고는 숱가락으로 같이 퍼먹었는데
여러사람이 같이 먹어서인지 맛이 더욱 좋았습니다.
점심을 먹고나서는 차실로 내려가
쌀과자와 귤을 사이에 놓고 차를 마셨습니다.
유로제다 우전과 지난 봄에 여수분들이 실습와서 직접 만들어 놓고간 차를 마시고
이어 국화차,수국잎으로 만든 감로차,발효차 등을 먹노라니 큰 주전자의 물이 두번이나
동이 났습니다.
실컷 먹고 나서는
마침 오늘이 호석도예 가마에서 다기가 구어져 나오는 날이라
갓 구어져 나온 다기 구경을 갔습니다.
이것이 좋네, 저것이 좋네 하며 작품 감상도 해가며
저 마다 맘에 드는 다기를 골라 구입했습니다.
바다가에 사는 사람과 산중에 사는 사람이 만나니
더욱 맛나는 만남이었습니다.
우리의 만남을 통해 더불어 산과 바다도 만났습니다.
살맛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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