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으로 들어 온 사람들이 있다.
뱃 길이 남해바다에서 화개장터까지 이어져 있던 그 시절에 섬진강 줄기 따라 그랬듯이
벚꽃길 향기따라 지리산 자락에 안겨 들어온 사람들
지금도 그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살다 울기도 웃기도 힘들어 하기도 한다.
안겨 들어온 품을 도망치듯 떠나기도 한다.
지리산에서의 삶의 행적은
형제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악양들판마냥, 섬진강 줄기마냥
고스란히 적나라하게 모두에게 드러난다.
지리산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이 많은 만큼
말은 않지만
어떤 삶이 제대로 된 삶인지
본받고 싶은 삶인지
각자에게 되묻고 있는 지도 모른다.
지리산은 늘 이 물음에 대한 명징한 대답을
늘 그자리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바위는 바위답게
소나무는 소나무 답게
참나무는 참나무 답게
바람은 바람답게
구름은 구름답게
강물은 강물답게
생긴대로 그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게 빛나고
건강하게 자라고 번성한다.
완성되어 나간다.
그래서 모두가 안기어 온다.
생긴대로 제자리를 잡고 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