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마치고 돌아오니 저녁밥상에 통닭이 올라와 있다.
"왠 통닭이야?"
"나 통닭 선물 받았어"
"누구 한테?"
"몰라. 어떤 남자가 나 한테 보낸거라며 배달이 왔어"
"그래? 누가 보냈지?..."
어떤 남자가 집사람한테 통닭을 사보냈다.
호식이 두마리 치킨 통닭집에서 배달이 온 것이다.
"여기가 엄옥주씨 댁 맞나요?
어떤 남자분이 배달시켜서 왔습니다."
집사람 이름을 아는 남자는 별로 없는데...
꽃도 아니고 통닭을 보내다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집사람은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오늘 낮에 동네 물탱크에 물공급온 소방서 아저씬가? 말을 자꾸 붙이든데..."
"그사람이 당신 이름을 알아?"
"그럼 아닌데...?"
계모임에서 저녁약속이 있다며 밥상을 차려놓고 집을 나서는 집사람의 모습이
오늘따라 거시기하다.....
호식이 통닭에선 왠지 낯선 남자의 냄새가 나는 듯하다.
혹시 호식이란 놈이 보냈나?....
누구냐? 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