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崔센 집에서 콩 한말을 사서 메주를 쑤고 있다.
벌써 사흘째 집사람은 콩을 삼고 있다.
콩 삼는 냄새가 너무 좋다.
한 밥그릇 얻어서 퍼먹으니 더욱 맛이 좋다.
아이들은 설탕과 비벼 먹는다.
그럼! 과자 보단 백배낫지
큰 가마 솥에 삶으면 빠를 건데
집사람은 가마솥보다는
찜솥에서 삼는 것이
정서적으로 더 가까운걸까...
내년엔 가마솥을 걸어서 삼게 하리라
어릴적엔 메주를 천장에 메달아 놓은 기억이 있다.
겨울내내 천장에 메달린 메주를
잠자리에 누울때 마다 쳐다보게 된다.
메주가 마르면서 생긴 갈라진 금따라 찬찬히시선이 따라가기고 하고
메주를 묵어 메어 놓은 짚푸라기를 요모조모 뜯어 보기도 했다.
간혹 천장에서 떨어진 메주에 맞아 죽었다는 얘기도
아이들 사이에 오가기도 했다.
올해 담은 된장은 어떤 맛일까
추억속에 그 된장맛이 날까
아,벌써 내년 봄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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