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낮 11시부터 12시까지 마음을 모아 명상기도를 해주세요\"
이 날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의 기운이 한층 좋게 바뀐다며
마음을 모아달라는 전화연락이 왔다.
청학동에 사는 수행자로부터다.
기도는 마음 쓰는 모양세다.
마음에 그리는 그림이다.
상상가능한 것은 다 기도할 수 있다.
지나온 나날들 속, 내 기도의 크고 작은 제목들이 떠오른다.
일류대학,
출세,
민주주의,
민족통일 인류평화,
性通公完
見性成佛
정신적 자신감,
육체적 건강,
자유로운 삶,
자아완성,
................
대부분 추상적이고 거창한 것들이었다.
쌓아 놓고 다져놓은 것도 없이 바라는
사실은 욕심 많은 기도였는지도 모른다.
거기에 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절박한 기도도 있었는데
두번의, 죽고 사는데 관련된 기도였다.
대학 다닐 때 산에서 수련회를 하던 도중
일행 중의 여자 한명이 죽을 것 같이 아팠을 때와
또 한번은 작년에 내가 아파 죽을 것 같았을 때였다.
절규에 가까운
눈에 핏발 서는 간절함이 있는 마음의 바램이었고
단순하고 구체적이어서인지
그 기도는 이루어졌다.
기도의 법칙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기도를 통해 실제 뭔가를 이루는 방법을 쓴 책이었다.
거기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기도는 구체적일 수록 잘 이뤄 진다고 했다.
그래서 기도를 할 때는 진짜 자기가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아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가만 바라본다면 우리모두가 그럴 것이다.
어떤 노래처럼 그렇게 느끼며 중얼 거릴 것이다.
\"내 안엔 내가 너무 많아...."
살아 갈 수록
마음의 바라는 바가 작고 단순한 것들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촌구석 촌놈이 되어가는 걸까
아니면 철이 드는 걸까
잠시라고
두눈을 감고
두손을 모아
조영하고 간절한 기도를 하자.
작고 소박한 것들로 기도의 무게를 들자.
작고 소박한 것들 가운데 깃든 한없는 감사와 행복의 감도를
드올리자.
가장 큰 기도는 이미 태어날 때 이루어졌으므로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이 삶을 누릴 수 있는 작은 기도들을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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