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 아이들 성화로
매운양념통닭을 주문했지만 오늘은 없다고 한다.
대신 중국집에 짜장 세그릇과 탕수육하나를 주문했다.
배달온 것 들을 밥상에 펼쳐놓고 텔레비를 보면서 맛나게 먹는다.
"인간극장"이 방송중이다. 이번주는 "열두째가 태어났어요" 라는 제목으로
열두명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집 이야기다.
12명의 아이들이 사는 집이 나오자,
짜장면을 먹던 우성이가 특유의 담백한 어투로 말한다.
"우리반보다 더 많다."
"우성이 너희 반 몇명인데?"
"10명 이요"
"여자는 몇명이야?"
"2명"
"그래? 다을이 반은 몇명인데?"
"7명에 여자는 3명"
세상여자들이 어디로 다 숨었을까?
우리나라에 여자가 점점귀해지고
아이낳는 여자는 더 줄어들고 있다.
좀 천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생물학적 번식환경이 척박해지고 있다.
이는 곧 우리사회의 장기적인 잠재력이 쇄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관점에서 12명의 참한 아이를 낳아기르는 저 부모들에게
어느 대통령후보의 공약대로 몇억은 지불해도 아깝지 않다.
"다을아 동생 두명만 더 낳아 기를까?"
"근데 엄마는 이제 아기 못낳쟎아요?"
"아니야, 낳을수 있어! 동생 생기면 다을이가 봐줄 수 있지?"
"알았어요."
텔레비에 나오는 12명의 아이들 모두 참 순하고 잘생겼다. 좋아 보인다.
나도 결혼 초까지만 해도 생기는데로 낳으리라 맘 먹었지만
하나, 둘 ,세명 을 기르면서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접고 산다.
실은 아이를 낳아 힘이 나고 키우는 재미가 나니까 많이 낳아 기르는 것이다.
좋은 엄마, 아빠일때
그런 아이들이 주렁 주렁 달리는 법,
욕심대로 낳을 수 있는게 아닌 것 같다.
멀지 않은 옛날 집집마다 7남매 8남매를 예사로 낳아 기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못먹고 못 살던 시절 부모보다
잘 먹고 잘 사는 이 좋은 시절 우리는 더 못난 부모가 아닐까 한다.
번식환경이 나쁜 종은 결국 도태되는 것이 자연의 법이고
많이 낳는 종이 오래 번성하는 것 역시 이미 증명된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