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생초편지\"라는 책을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글 중에 꿈에 막걸리 한잔을 한잔 걸치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술은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먹더라도 소주는 도무지 입에 안맞고 막걸리나 민속주를 마시는 편입니다.
지난번 단식중에 다짐한 여러 것들 중에 하나가
\'단식 끝나면 막걸리를 자주 마신다\'였습니다.
그 만큼 단식중에 입맛 당기게 생각나는게 막걸리였습니다.
집사람이 저녁밥상을 차리고 있는 사이 책을 덮고
쌍계사 앞으로 달려 가서 막걸리 한통을 사들고 왔습니다.
파김치, 삶은 오징어에 초장 묻혀 반주로 들이키는 막걸리 맛이 참 좋습니다.
알딸딸 하니 세상이 흡족합니다.
\"아빠! 우리꺼는 안사왔어?\"
아이들이 눈을 흘깁니다.
그러고 보니 막거리 한잔에 눈먼 나만 아는 이기적인 아빠입니다.
\"내일 이발하러 가서 맛있는 거 사줄게.\"
내일 아이들 머리 깍이러 화개 나가서 맛난 거라도 사주어야 겠습니다.
자이리톨 껌 한통이나 아이스크림 하나면 아이들은 대만족입니다.
막걸리 두어 잔 걸치고 보니
세상에 좋은 일이 많이 보입니다.
하루 이틀이면 차만들기 준비도 거의 끝날 것 같습니다.
막걸리 한잔 때문인지
내가 열심히 살기 때문인지
모든게 흡족하게 느껴지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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