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세달 동안
올해도 집을 한채 짓게 되었다.
집을 짓는다는 일은 복잡한 일이다.
여러면에서 그렇다.
넓게는 집이 앉게 되는 자리에서부터
터작업을 거쳐 집의 방향과 구도, 내부 구조, 소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우의 수 중에 하나를 선택해 나가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집은 주인의 얼굴이 되어 완성되어 간다.
경제적인면, 가치적인면, 성격등 그 주인의 종합적인 모습이
본인과 타인의 판단과는 무관하게
집은 주인의 얼굴로 드러난다.
그래서 참 재미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집 짓는 일이 가장 흥미로운 점은
새로운 공간의 창조라는 점이다.
아무 것도 없는 텅빈 허공에
바닥과 벽과 지붕이 씌워지고 나면
태초에 천지가 창조되듯 새로운 공간이 창조가 되는 것이다.
집을 짓고 나서 집안을 둘러보면서
또 다른 하나의 작은 세상이 창조되었음을 실감한다.
그리고 그 작은 공간에 거하는 사람에겐 많은 일들과 변화가 있을 것이다.
空間 이라는 개념과 함께 人間이라는 개념이 있다.
벽하나로 공간이 성립하지 않듯이 사람 혼자를 두고 인간이라 하지 않는다.
새로운 공간이 계속 생겨나듯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인간도 계속 생겨난다.
땅위에 벽이 서면서 새로운 공간이 창조되듯이
사람은 만남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사업적인 이유로 만난 사람과 나 사이에 만들어지는 작은 세계
사랑을 나누며 만난 사람과 나 사이의 세계
수행을 매개로 만난 스승과 나 사이의 세계
사람을 만나면서 그 때마다 그 들 사이에 새롭게 창조되는 게 人間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교감의 세계는
변화 무쌍하며 가변성이 무한한 세계다.
"나"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날 때 어떤人間이 펼쳐지는지 살펴 볼일이다.
좋은 소재와 좋은 구조로 지어지는 집은 좋은 공간으로 창조되어
그 곳에 사는 삶을 윤택하게 만들듯이
맑고 안정되며 편안한 사람은
누구를 만나든
맑고 안정되며 현안한 관계가 만들어 지게 된다.
가만 있어도 좋은 기분이 드는 그런 집처럼
우리는 그런 時間, 空間, 人間을 창조하며 살아야 한다.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
갓 난 아이의 해맑은 눈망울과 웃음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꾸준한 자기 성찰의 수고로움이 필요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