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면 해가 서산너머로 넘어간다.
첫 서리가 내린지도 며칠이 지났다.
코앞에 다가온 겨울을 직감하며 따로 마음쓰는 바 없이도
월동준비를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아랫방 창문을 비닐로 막아 보온을 하고
벌통도 따뜻하게 보온하여 겨울을 건강하게 잘 나기를 기약한다.
집사람은 올봄에 겨울 옷을 박스박스 넣어서 번호를 메겨
동네 빈집에 넣어 놓더니
오늘 다시 번호를 확인하고
겨울옷이며 신발이며 챙겨 올라왔다.
그 빈집은 우리 들의 물류창고다.
차통,옷,책 ,그릇,이불,중탕기,운동기구,밥통,선풍기등등 좁은 집에는
도저히 보관할 수없는 우리들의 자지리한 살림살이가 가득하다.
언젠가 새집을 지으면 창고를 크게 지어야겠다.
겨울 나는 짐승들은 넉넉히 먹어두든가
먹을거리를 한가득 준비하여 겨울을 맞이한다.
우리가족의 겨울나는 초입에 곰곰 생각하니
얼어죽거나 굶어죽지는 않을것 같다.
모든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조금씩 나아져서 좀 나눌것도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랑나누기 좋은 계절,
사랑을 확인하기 좋은 계절,
이 겨울에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확인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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