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이교장님댁 아랫채 집들이한 날,
동네사람들 모두 가서는 정성들여 차린 저녁밥을 대접받고는
새로지은 아랫채에서 북치고 장구치며 놀았다.
젊은 내가 북을 잡았다.
땀을 뻘 뻘 흘리며 신명나게 두들겨 대고
권하는 매실주를 제법 받아마시며 제법 늦은 시간까지 놀다
집에 돌아와서는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일어나니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팔도 아프고 몸 속도 상태가 안좋다.
다음날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몸 상태가 엉망이다.
혼자 자던 한밤중에 방이 추워 문득 잠이 깼다.
몸을 웅크리며 이불을 끌어 안는데
문득 내 나이 서른 여덟이란 생각이 들었고
조금 있으면 40이라는 사실에 한밤의 냉기같은 싸늘한 충격이 몰려왔다.
어, 어? 벌써 40이라고? 벌써 40이라니...
약간 멍한 마음에 모종의 두려움이 깃들고 정신이 번쩍 든다.
어릴적 우리집은 막걸리를 팔았다.
장에 갔다오는 길에 들러
굵은 소금 안주에 덥텁한 막걸리를 맛갈지게 나누며
영감 할멈들이 나눈 이야기들이
눈 깜짝 할 사이 라는 영감, 할멈들의 너털웃음들이 더욱 선명하게
가슴에 느껴진다.
세월을 알아 갈 수록
세월은 점점 가속도를 붙여 우리곁을 내달리는 것 같다.
늙는다는 건 몸이 피곤해진다는 건가 보다.
몸살 안날 정도로 놀아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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