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야 차실과 건조실 흙바르기가 끝났다.
흙과 짚 모래를 비율로 섞어 으개는 작업은 시간과 힘이 많이 드는 일이다.
흙바르는 일 역시 그에 못지 않다.
한참 일하는 중간에 임목수가 찾아 왔다.
뭐 빠지게 흙바른 줄도 모르고 여태 뭐했냐며 핀잔을 주며
"천년 만년 살라고 이래 짓나? 흙바닥 밑에 자갈을 깔지 말고 아예 옥을 깔지?"
"그렇제. 이짓도 힘들어 못해먹겠다. 녹차 만드는 거 힘들고 골치 아파서
다 때리 치우고 임목수랑 집이랑 지러 댕기야 되겠다."
"제발좀 그래라."
차를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도 임목수가 같은 말을 했다.
"차철에 그냥 집일이나 하면 신경도 안쓰고 일도 많은데 차는 뭐하러만드나?"
지나서 생각해보니 일견 맞는 말이다.
수제 녹차 만들어 돈번사람 못봤다.
............................
사람 만나 인연 맺고
덕 쌓는다 생각하니 하는 일이지
돈은 영 아니다.
목돈 들어가고 푼돈 들어오고
누구는 떼먹고 (돈안받고 물건 준 놈이 바보지...)
그래도 ....
천년 만년,
내가 만든 차가
마신 사람 피가 되어 자자손손 피속에 물려진다
생각하고
자알 만들려고 한다.
천년 만년살자고..
|
